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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스타트업을 마치며…스타트업을 부탁해 2016. 4. 25. 01:14반응형
언젠가 나의 첫 번째 스타트업 생활을 돌아보며 글로 정리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
이번에 좋은 기회가 있어 블로그에 남깁니다.
먼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아래 3가지입니다.
1. 누군가 스타트업을 준비하시는 분이 계시면 제가 겪었던 시행 착오 사례를 공유하여
그 분이 똑 같은 시행 착오를 겪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2. 언젠가 제가 다시 스타트업을 시작할 때 처음 가졌던 생각과 자세, 태도를 잃지 않기 위함
3. 저의 첫 번째 스타트업이 '아름다운 엔딩'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위함
사실 얼마전에 플래텀의 기사 '[익명토크 #2] 스타트업이라는 이름에 도취됐다… 어느 창업자의 소회' 편이 나왔는데요.
그게 저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ㅋㅋ 지송
우선 저의 신분을 밝히는 이유는 스타트업을 시작했다가 종료하는 것이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무언가 잘못을 하고 도망치듯이 떠난 것이 아니기도 하구요.
(플래텀의 기사는 기획하신 의도가 있기 때문에 익명토크의 형식으로 전달이 된 것 같아요 ^^; 플래텀 사랑합니다.)
저의 스타트업 아이템은 '포토티켓'이라는 사진과 입장권이 결합된 모바일이미지와 출력용 티켓을 생성하는 티켓팅 솔루션이었습니다.
사실 이렇게 한 문장으로 설명하기가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쉽지 않네요. ^^;;
이름은 처음에 '밤티켓'이라는 이름에서 '포피플 포토티켓', '포에버' 등 여러 번 바꾸었는데요.
이름부터 사용자들에게 와 닿게 못 만들었기 때문에 ㅋㅋㅋㅋㅋㅋㅋㅋ (부끄럽습니다. ㅋㅋㅋ 창업자분들 서비스명도 잘 만들어 주세요.)
저의 스타트업이 '아름다운 엔딩'에 도달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3가지 정도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엔딩'에 대한 정의는 밑에서 다시 설명할께요.)
1. 대표가 핵심 역량이 없음 (코딩 등 IT 지식 없었음)
2. 자본 부족
3. 팀 해체
물론 위 3가지를 모두 해결했다고 하더라도 수 만가지 이유로 인해서 스타트업은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는데요.
일단 가장 크리티컬한 3가지가 부족했기 때문에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실 거예요.
1. 대표가 핵심 역량이 없음 (코딩 능력)
우선 IT 서비스를 만드는데 스타트업 대표였던 제가 코딩 능력이 없었습니다. ㅜㅜ
IT 서비스를 만드는데 대표가 코딩 능력이 없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설명 드릴께요. ^^
<코딩 능력 없는 스타트업팀 실패 알고리즘>
1. 개발자 구하느라 다른 거 못함
2. 만약에 개발자를 구하면
1) 개발자가 우수한 능력을 가진 개발자인지 무늬만 개발자인지 구별 못함
2) 개발자가 구현해 놓은 방식이 좋은 방식인지 구별 못함
3. 개발자가 팀 의사 결정에 지나치게 큰 영향력을 미치게 됨
4. 개발자 떠나면
1) 서비스 고도화가 중단됨
5. 1, 2, 3, 4번 무한반복
위 알고리즘에 빠지면 아래와 같은 '스타트업 계속할지 안할 지 고민 시작'으로 귀결 됩니다.
1. 다른 개발자 못 구하면
1) 스타트업 계속할지 안할 지 고민 시작
2. 대표 포함 팀원들 코딩 공부 시작
1) 코딩 공부에 시간 다 뺏기고 정작 고객을 만나거나 다른 일은 진행이 안됨
2) 스타트업 계속할지 안할 지 고민 시작
3. 결국 서비스 완성 못함
1) 스타트업 계속할지 안할 지 고민 시작
많은 VC분들 혹은 스타트업 멘토 분들께서 'IT 분야 스타트업하는데 대표가 개발자가 아니면 하지 마세요' 등의 이야기를 하시는데요.
아마 위의 과정을 많이 보셨기 때문에 나오는 말씀일 것 같아요.
만약에 IT 스타트업이라면 대표님께서
최소한의 IT 지식 (본인 서비스에 대한 아키텍쳐 이해, DBMS 뭐 쓰는지, 웹호스팅/클라우드 서비스 어디에 설치되어 있는지 등등)은
꼭 갖추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안 그러면 '코딩 능력 없는 스타트업팀 실패 알고리즘'에 빠집니다.
2. 자본 부족
(배경 설명 약간 ^^;)
저는 2013년 3월에 스타트업을 시작했는데요. 우선 그 때 제가 학부 4학년이었습니다.
군대를 조금 늦게 전역해서 2013년 1월 3일에 전역을 했고, 전역을 하고 인턴을 시작했는데 그곳이 바로 'SPOQA (스포카)'라는
스타트업이었습니다. (스포카 짧은 소개 – '도도포인트'라고 하는 고객을 사로잡는 포인트 적립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
이때 처음 스타트업이라는 곳은 이런 곳이구나를 알게 됩니다. (스포카 파이팅! 항상 응원합니다.)
인턴 종료 후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고 뭔가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다는 욕망이 갑자기 솟구쳐 오르는데요.
이때 인턴을 같이 했던 동기들과 '뭔가 해볼까?'라는 미친 생각이 그렇게 학부 4학년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도록 합니다.
대학교 4학년, 군대 전역한 지 2개월 진짜 돈이 1도 없는 시절인데. 창업이라니요. (ㅋㅋㅋ 지송)
스타트업 할려면 최소한의 자본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이때 이 자본이라는 것은 2가지를 제공해 줍니다.
1) 실패를 견딜 수 있는 힘
2) 뒤쳐지지 않는 속도
많은 멘토분들께서도 말씀하시는 '린스타트업'이라는 스타트업 방법론도 결국에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유효한 학습을 요구하는데, 이 유효한 학습 과정이 스타트업팀에게는 사실 육체적으로/정신적으로 아픔이 따르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자본이 없다는 것은 결국엔 유효한 학습 과정을 몇 번 밖에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의 스타트업이 약 2년간 (2013년 3월 ~ 2015년 2월) 약 누적 4,500만원 정도의 지원금을 받았는데요. (자랑이 아니고 정확한 사실 전달을 위함)
이 지원금의 대부분은 저희가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해서 무언가를 시도할 때 받게 되는 지원금입니다.
지원금을 받으면 좋죠. 그런데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 하는 노력하느라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하지 못할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 비용을 사용해서 결과물을 보고 방향을 정하고 앞으로 전진해야 하는데,
자본이 없으면 1 Cycle을 진행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립니다.
사실 단군이래 창업(스타트업)을 하기 가장 쉬운 시기라고 합니다. 그런데 창업을 해서 돈을 버는 것은 항상 어려울 일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정부의 지원사업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 잘 활용하시면 사업화를 하는데 분명히 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추가로 정부 지원사업에 대한 의견을 조금 남깁니다.
정부 지원 사업이 스타트업 생태계를 위하여 옳으냐/그르냐에 대해서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정부 지원 사업의 존재는
분명히 긍정적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다만 제도라는 것이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지원금에 관련된 분들이
지원금의 무게(결국 이 지원금은 우리 가족과 친구들이 국가 낸 세금의 일부)를 이해할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3. 팀 해체
이제 가장 슬픈(?) 팀 해체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하겠습니다. ㅠㅠ
스타트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팀이라고 하는데, 이건 200% 진짜인 것 같습니다.
왜냐면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몇 가지 할 수 있는게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플래텀, 비석세스, 벤쳐스퀘어에 성공한 스타트업 기사 보면서
'아… 이 분들도 옛날에 그랬겠지…?' 이렇게 위안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팀 해체 당하지 마세요. ㅠㅠㅠ)
좋은 팀을 구성하는 것은 아직도 어려운데요. 우선 2가지는 꼭 검증해야 합니다.
1) 같이 실패할 수 있는지
2) 아이템보다 팀이 좋아서 합류하는지
(다시 말해서) 아이템 때문에 합류했다면 절대 안됩니다.저도 개인적으로 팀이 총 2번 정도 흔들린 것 같습니다. (처음에 인턴 동기와 시작한 팀은 아예 뺏습니다. 며칠 지나지 않아서 취업)
처음에 스타트업에 합류할 때는 '어쩌면 이 사업이 잘 되어서 우리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지도 몰라'라는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여러 차례 어려운 시기를 겪다 보면 '아… 이래서 사람들이 스타트업 힘들다고 하는 구나', '역시 아무나 세상을 바꾸는 건 아니구나'
그러다가 '아… 여기 있다 간 밥도 못 먹겠다'라고 느껴지는 순간 팀 해체를 맞이하는 것이죠.
대학생 팀원들과 스타트업을 하면 당연히 취업과 스타트업 중에 고민하게 됩니다.
취업을 한 공동창업자와 남아있는 공동창업자를 보면 위에서 언급한 2가지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였던 것 같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멋있는 성공의 모습만 생각하다 보니 실패를 경험하는 순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거예요.
그래서 당황하고 흔들리게 됩니다.
성공을 위해 시도하는 횟수 = 실패 횟수 + 1
성공하기 위해서는 수 십 번, 수 백 번, 수 천 번의 실패 후 1회의 시도가 더 필요한 데 이 부분에 대해서 공동창업자 간의 동의가 없으면
몇 번 노력하고 좋은 경험 한 것에 그치고 맙니다.
아이템이 좋을 것 같아서 합류했다면 가장 조심해야 합니다. 왜냐면 아이템이 흔들리는 순간 동시에 팀이 박살 납니다.
아이템은 언제든지 바꿀 수 있지만 팀은 바꿀 수가 없습니다. 만약에 저한테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 중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냐고 물으신다면
'아이템 보고 합류하는 공동창업자는 절대로 안된다!'로 뽑겠습니다.
이렇게 길게 적으려는 의도는 아니었는데. ㅠㅠ 적고 보니 길어졌네요.
여러 차례 성공하는 스타트업을 경험하신 분들로부터 '어떻게 하면 되겠구나'라는 분을 얻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의 사례는 다만 '아… 저 사람은 저렇게 해서 잘 안됐구나' 정도로 이해해 주시고 제가 잘못한 부분은 겪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번외) 마지막 스타트업의 '아름다운 엔딩'에 대한 정의
사실 스타트업에게 '아름다운 엔딩'이란 무엇이냐? 라고 한다면 M&A, IPO 같은 EXIT을 경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엔딩'일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아름다운 엔딩'에 대한 정의를 진지하게 다시 고민하게 되었는데요.
학부 4학년 스타트업을 시작해서 졸업 시기에 스타트업 팀이 해체되고 저의 존경하는 멘토님께서 이것저것 물어보신 적이 있습니다.
'민우야, 지금까지는 대학생 신분으로 학업도 따라가랴, 스타트업 창업팀대표로 하느라 정말 고생이 많았다.
그런데 이제는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이 된 것 같구나. 이 시점에 스타트업을 마치고 취업을 하는 선택을 하는 것도 잘못된 것은 아니다.
이제 100%를 어디에 집중할 지 생각해 보는 게 좋을 것 같구나.'
그래서 저는 '스타트업에 도전을 해보고 싶습니다.'라고 답변을 드렸습니다.
그때 이제 멘토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그래? 그러면 최선을 다해서 해보자. 그런데 망하는 것에 대해서 두려워하지 말아라.
스타트업은 망해도 사람은 망하지 않는다. 우리가 너 열심히 하는 거 다 보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열심히 해라.'
저는 약간 지금도 나이브한 면이 있거든요. ㅋㅋ 나이가… 적은 것도 아닌데 아직도… 철이 안들어서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저의 스타트업이 실패할 순 있지만 제가 실패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 저는 첫 번째 스타트업을 통해서 정말 많이 배우고 성장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취업도 했구요.
그래서 스타트업에게 '아름다운 엔딩'으로 '쓸모 있는 경험'도 추가하려고 합니다.
저의 첫 번째 스타트업은 종료되었지만 두 번째, 세 번째 스타트업은 계속 될 예정입니다.
디캠프, 마루180, 구글캠퍼스에도 가끔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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